10월의 마지막 밤과 함께 / 雪花 박현희
푸르스름한 달빛 아래
귀뚜라미와 풀벌레의 합창으로
고즈넉한 10월의 마지막 밤은
서서히 저물어 가네요.
신록을 자랑하던 싱그런 잎사귀도
알록달록 고운 색동옷으로 갈아입기 바쁘게
소슬한 갈바람에
한잎 두잎 떨어져 이리저리 나뒹굴다
어디론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네요.
흐르는 세월처럼
허망한 것도 없는가 봅니다.
인생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어
불혹을 지나 지천명을 향하는 나이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은 참으로 많은데
물 흐르듯 쉼 없이 흐르는 세월이
붙잡아두고 싶을 만큼 아쉽습니다.
고요한 달빛 아래 별빛마저 스러지며
끓어오르는 젊음의 열정도
중년의 고독과 낭만도
저물어가는 10월의 마지막 밤과 함께
속절없이 기울어만 갑니다.
출처 : 커피향이있는 마음의쉼터
글쓴이 : 설화박현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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