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글(사랑.그리움)

[스크랩] 바람이 전하지 못한 말

진이모친 2010. 10. 16. 17:30

바람이 전하지 못한 말 / 양애희
해질무렵,
잡히지 않는 한 마리 나비
알을 낳는다
뻐금, 들리나요
입의 눈동자가 몸에 댄다
무엇을 말하려는가
야윈 숨결에 붙힌 
가슴덤불 위에서 자라는 슴슴한 말
들리나요,들리시나요
툭툭 건드리며 
순간의 기억에 입술을 댄다
전부를 주고도 화석이 된
그대와 나는 중독된 희망
강물처럼 흐르다가 
바람에 걸린 안부 하나에
말린 기억의 끝을 꺼내
알을 품는다
기억의 숨결이 펄럭인다 
차마 전하지 못한 말을 목에 걸고서
오래오래 꿈틀거린다
해질무렵


 

 

 

출처 : 시와 인연
글쓴이 : 賢智현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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